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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용 블로그

본 대본의 저작권은 MBC 드라마 W(더블유)에 있으며 저작권 문제시 본 포스팅은 수정 및 삭제 해야할 의무가 있습니다.


출처 : 네이버 블로그(happycatmini)


씬/13 병원 복도 (낮)


뜻밖의 쾌를 얻은 연주, 신이 나 한쪽으로 가서 핸드폰 꺼내며


연주 (중얼) 웬일이야~ 미친개가 만화 좋아하는 줄 진즉 알았으면 인생이 편했을텐데~ 그래도 이제라도 안 게 어디야? (흥얼거리며 전화를 건다) 

단축번호 누르면 ‘아빠’ 뜨는데 신호음 가자 연주, 생각 바뀌어 얼른 끊는다.


연주 아니지. 괜히 말 꺼냈다 본전도 못 찾겠지..?


다른 번호를 누르는. ‘박수봉’이라는 이름이 뜬다. 신호음 가더니 바로 받는다.


수봉 (E) 여보세요 누나?

연주 (반갑게) 수봉아~ 오랜만이다~

수봉 (E, 격한) 누나!!

연주 (애교스레) 많이 바쁘지~? 오늘 마감이라 정신없을 거 아는데.. 있잖니 내가 부탁할 게 하나 있는데 내 인생이 달린 문제거든~? 아빠한테는 비밀로 하고..

수봉 (E, 말 끊으며) 안 그래도 연락하려 그랬어요! 누나 클났어요!

연주 (?) 큰일 나다니? 

수봉 (E) 선생님이 사라지셨어요!

연주 어?


씬/14 성무집 거실 + 병원 복도 (낮)


낡은 주택을 카페처럼 개조해서 작업실로 쓰고 있는 곳.

통창 밖으로는 오래된 나무가 우거진 정원이 보이고 거실에는 성무의 문하생 셋의 작업책상이 각각 놓여있다. 책장에는 만화책과 각종 자료 책들로 가득하고, 책상 위마다 모니터와 사진자료들로 정신없다. 넉넉한 뱃살과 산적풍의 수염을 지녔지만 사실 연주보다 어린 수봉(남, 28세)이 핸드폰을 받고 있다. 다른 책상에 앉아있는 문하생 선미, 윤희 (여, 20대 중반) 수봉이 전화하는 걸 심각하게 보고 있고. 


수봉 (혼이 나간 듯) 어제 밤부터 계속 안 보이세요 연락도 안 되고요!

연주 (순간 놀랐다가 별거 아닌 말에) 난 또.. 어디서 또 밤새 술 푸시는 거 아냐?

수봉 아녜요! 단골집 다 확인했는데 어제 안 오셨대요. 친구 분들도 다 연락해봤는데 모른대잖아요. (성무의 핸드폰을 들고) 핸드폰도 놓고 가셨구요!

연주 핸드폰을 놓고?

수봉 차키도요! 지갑까지 다 놓고요! 그냥 연락두절이예요!

연주 (...! 그제야 심각해져) 어딜 가신 거야 그럼..?

수봉 (한숨 푹) 마감이 4시까진데 아무 지시도 없으시구, 우린 어째야 할지도 모르겠구. 선생님이 마감 어기신 적 단 한 번도 없잖아요. 어떡해요?

연주 (표정)


씬/16 성무의 집 앞 (낮)


오래된 주택가. 택시가 들어와 성무집 앞에 서고 연주가 내린다.

집 앞에 성무의 차가 주차되어 있다.. 

연주, 확인 차 차 안을 들여다보고 초인종 누른다. 


씬/17 성무집 거실 (낮)


연주가 들어오자 수봉이 튀어오고.. 여자문하생 둘, 자리에서 일어나는


수봉 누나!! (구세주라도 만난 듯한 표정)

선미/윤희 안녕하세요. 

연주 오랜만이다 다들. (하고) 아빠는?

수봉 (고개 젓는)


씬/18 성무의 작업실 (낮)


성무의 개인 작업실. 20년 넘게 익숙하게 보아왔던 변함없는 풍경이다. 

성무가 혼자 쓰는 책상이 놓여있고 그 주변으로 수없이 많은 자료와 메모들이 정신없이, 자신만의 방식으로 쌓여있고 붙어있다. 늘 즐기는 위스키 병과 술잔이 한쪽에. 벽에는 성무와 연주의 다정한 사진, 10년 단위로 찍은 듯한 세장의 사진이 액자에 나란히 걸려있고.. 좋아하는 음반들과 오래된 오디오가 한쪽에. 

예전과 달라진 게 있다면 액정 태블릿과 커다란 모니터가 종이 대신 책상의 가운데를 차지한 것 뿐. 연주, 수봉과 함께 들어오는


수봉 누나랑은 통화 안하셨어요?

연주 (방안을 살펴보며) 나 요새 너무 바빠서 아빠랑 연락한지 한참 됐어.

수봉 (머리 헝클며) 편집부에 연락해야겠죠? 아직 말도 못 꺼냈는데. 

연주 좀만 기다려보자. 아직 마감까지 시간 있잖아.

수봉 근데 누나 되게 이상한 게 뭐냐면요, 우리가 어제 밖에서 밤샘 작업을 했는데 한 번도 이 방에서 나오시질 않았거든요?

연주 (? 돌아보는)


씬/19 회상 – 성무의 작업실 (밤)


성무가 책상 앞 의자에 앉아있다. 

조명 아래에서 태블릿에 그림 그리는 집중한 모습에.. 수봉이 들여다본다. 


수봉 선생님. 커피 물 올릴까요?

성무 (고개를 들어 시계를 보면 이제 9시가 넘은) 10시에.

수봉 네. (얼른 나가고)

성무 .... (계속 몰두한다)


씬/20 회상 – 성무집 거실 (밤)


수봉, 선미, 윤희, 심각한 표정으로 각자 자리에 앉아 배경작업하고 있다. 

무거운 침묵이 흐르고 있고. 살짝 열린 성무의 방으로 불빛이 새어나온다.


수봉 (E) 우리가 밖에 계속 있었다구요. 근데 


씬/21 회상 – 성무의 작업실 (밤)

수봉이 커피 들고 들어오며 


수봉 선생님. 커피.. (하다 보면)


조금 전과 풍경은 그대로. 앉아있던 성무만 사라지고 없는.

삐딱하게 돌아간 의자. 펜은 책상에 매달려 대롱거리고, 종이 몇 장이 바닥에 떨어져있고. 시계는 10시가 넘은


수봉 선생님? (두리번거리는)

수봉 (E) 10시에 들어갔더니 안 계신 거예요. 나가시는 걸 아무도 못 봤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