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사극 연기 연습 ] 추노 2화 대본 21~25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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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각 : 대길의 숙소 / 밤
설화를 앞에 두고 구경하듯 앉아있는 대길 일행.
설화의 눈은 까맣고, 콧날은 오똑하고, 입술은 오종종하여 함초롬한 도라지 꽃 같다.
설화 뭘 그렇게 봐? 사당 처음 봐?
왕손이 (싱글벙글) 약조한 것 지킬테냐?
설화 무슨 약조?
왕손이 하룻밤 씩 옷고름 풀어준다며?
설화 내가 언제?
왕손이 이년 봐라, 뒷간 갔다 오더니 얼굴색이 싹 변하네?
설화 내가 이래 뵈도 저자거리 무뢰배들 사이에서 궁둥이 큰 년이야.
엇다 대고 꽁으로 속곳 벗기려고 그래?
왕손이 (말발에서 밀린다) 우와 진짜, 얘가, 이야~ 기가 막혀서.
대길 너는 누구냐.
설화 설화. 나이는 열일곱. 고향도 모르고 성도 모르니까 그런 건 묻지 마.
대길 혓바닥이 반토막이야? 왜 말마다 반말이야?
설화 원래 이렇게 배웠어. 안 그래도 천한 년인데 말까지 높이면 사내놈들이 아주 개 취급 한다니까.
대길 패거리에서는 왜 도망쳤지? 나중에 잡히면 패악질이 심할텐데.
설화 괜찮아. 안 잡히면 되니까.
대길 알았다. 그럼 잠잠해지거든 니 갈 길 가거라.
설화 (기막히다는 듯) 이 오라버니 봐. 웃긴다. 숨겨줄 땐 언제고 이제 와서 가라고?
거사들 다 두드려놓고 내가 대신 가서 맞으라는 거야 뭐야? 사람이 왜 그러니?
대길 (황당하다) 뭐라?
설화 몰라. 책임 져.
대길 야!
왕손 일을 벌였으면 수습을 해야 될 거 아냐.
최장군은 재밌는지 실실 웃고, 왕손이도 “요것 봐라~” 하는 눈으로 바라본다.
대길 고년 참 맹랑하구나.
왕손 데리고 다닙시다.
대길 시끄러.
왕손 우리도 계집 손 필요할 때가 있잖수.
대길 넌 해지점 가서 말이나 찾아 와.
(설화에게) 우린 정착해서 사는 신세가 아니니 그만 나가 보아라.
설화 싫어.
대길 고집 센 소가 매 맞는 법이다. 소란 그만 피우고 가라면 가.
단호한 대길. 설화가 입을 삐죽거리며 원망스러운 눈으로 바라보더니 이내 굵은 눈물을 주륵 흘린다. 사내 셋은 여인의 눈물에 당황스럽다.
왕손 (대길에게) 에~참. 언니는 왜 애를 울리고...
설화 오라버니... 제가 사당이 된 건 다 이유가 있어서랍니다.
가세가 궁핍하여 젖먹이 때 어미가 팔려가고, 아비 손에서 컸지요.
아비마저 여섯 살 되던 해에 부역 나갔다 돌아가시고, 저는 혹시 어미를 찾을 수 있을까 싶어 행중에 껴서 사당질을 하고 다녔어요.
팔도를 메주 밟듯 돌아다니면 언젠가는 어미를 만날 수 있지 않을까 하여... 흑...
(울음을 터뜨리며 말을 잇지 못하는데)
왕손 언니는 피도 눈물도 없수? 가련하지도 않우?
최장군 일단 거두지? 지금 내보내야 다시 잡힐게 뻔한데.
대길 (설화 노려보며) 그 말이 진정이라면 너를 거두겠다.
설화 진정이에요.
대길 헌데, 니 말은 하나도 믿을 수 없어. 아비 이름이 뭐냐.
설화 몰라요.
대길 어미 이름은?
설화 몰라요.
대길 살던 고을은?
설화 여섯 살 때 떠난 고을을 어찌 기억 한답니까.
대길 아무 것도 모르면 아무도 찾을 수 없다.
찾을 방법이 없는데 찾으러 돌아다닌다는 것은 말이 안 되지.
우린 그런 거짓부렁에 놀아나는 사람들 아니니까 그만 나가라.
(설화 대답 못하면) 니 발로 나가지 않으면 내가 직접 니들 패거리한테 끌어다 주지. 가자! (설화 손을 잡고 일으키는데)
설화 (황급히) 가슴에 점이...
(대길 바라보면) 어머니 젖꼭지 옆에 큰 점이 있었데요. 아버지가 그랬어요...
왕손 그건 보기 흉한데...
대길 참말이냐?
설화, 고개를 끄덕인다. 그래도 대길이 손을 놓지 않자 금방 눈물을 흘리며,
설화 보고 싶어... 엄마 보고 싶어... 엄마...
[인서트]
불타는 집안을 향해 애타게 엄마 아빠를 부르는 도령 대길.
눈물 범벅에 애처로운 설화의 얼굴... 대길이 손을 놓아주고 밖으로 나간다.
설화는 다소곳이 고개를 숙이고, 최장군과 왕손이 뒤를 따라 나간다.
고개를 드는 설화, 혀를 쏙 빼고 ‘속아 넘어갔지?’ 하는 웃음을 짓는다.
여각 : 대길의 숙소 앞 / 밤
봉당마루에 대길, 왕손, 최장군 셋이 나란히 앉아있다.
아무 말도 없이 하늘만 바라보고 있는데
왕손 뭘 고민 들 해? 계집 하나 달구 다니면 심심치 않고 좋지.
게다가 밥 해, 빨래 해, 설거지에 청소에 바느질까지 다 해. 얼마나 좋아?
최장군 거사패들이 눈 벌겋게 뜨고 찾으러 다닐텐데.
대길 낼 잠잠해지거든 나가야지...
최장군 방을 하나 더 구해야 겠지?
대길 (크게 한숨 쉬고) 방값은 꽁으로 나오나? 추노해서 얼마를 번다고 군입을 붙여?
설화 (방문 열고) 안 자?
(아무도 대답 안하면) 들어와, 같이 자자.
(계속 외면하면) 우리 사이에 내외할 일 있어? 난 괜찮으니까 빨리 들어와.
왕손 그럴까? 어이구~ 오늘따라 피곤하네.
은근슬쩍 일어서려는 왕손이. 최장군과 대길이가 동시에 귀를 잡아 앉힌다.
끝봉이 집 / 밤
궁기가 줄줄 흐르는 머슴들 칠팔 명이 모여앉아 새끼줄을 꼬고 있다.
상좌에 앉은 나이 지긋한 늙은 머슴 개놈이가 입을 연다.
개놈이 업복이는 운기 좀 하나?
끝봉이 홍춘이한테 말은 전했는데 몰라요. 꼼지락 하는지 안 하는지.
녜미, 도망갔으면 꽁꽁 숨어있던가. 왜 잡혀와가지구.
개놈이 추노가 악착같으니 움치고 뛸 구석이 있나.
일단 우리끼리 시작하지. 각자 생각들 모았으면 말 좀 섞어봐.
끝봉이 생각할 게 뭐 있수? 죽입시다.
개놈이 누구부터?
끝봉이 이 놈 저 년 가릴 거 있수? 걸리는 양반들부터 죽이고 재물을 털어야죠.
개놈이 털어? 재물을?
끝봉이 양반네들 재물이 다 우리 살 뜯어먹고 피 빨아서 모은 거 아뇨.
당연히 우리가 가져야지.
개놈이 지금 화적질을 하자는 거여 이놈아?
끝봉이 답답허네. 세상을 뒤집자며요. 우리 같은 천것들도 사람 소리 내며 살자면서요.
그게 우리 열댓 명이서, 응? 돈 한 푼 없이 되는 일이우?
천것들도 더 모으고, 하다못해 환도 한 자루씩 쥐어줄라믄 돈이 있어야 될 거 아뇨.
개놈이 (여기저기서 동의의 목소리가 나오자) 그래, 칼 한자루 씩 쥐어주면?
끝봉이 양반들 싹 다 다 죽여야죠.
개놈이 다음엔?
끝봉이 장례원 쳐들어가서 노비 문서도 태워버리고,
개놈이 그 담엔?
끝봉이 그 다음엔 뭐...
개놈이 궁궐은? 양반들 최고 우두머리가 임금인데, 그건 그냥 두고?
끝봉이 (금방 긴장해서) 아니... 아무리 그래도 임금님을... 그르니까, 죽인다 쳐도 나중에 천천히... 순서상으로다가...
개놈이 바로 그거여 이놈아. 콩타작을 해도 때리는 순서가 있는데 일이 앞뒤가 있으야지.
저 아래 김진사건 저 우에 박진사건 대나가나 죽인다고 되는 게 아니란 말여.
끝봉이 그럼 누구부터 죽일라구.
개놈이 그러니까 맛뵈기로 죽일 놈이 누군가, 그걸 생각을 하란 말여.
하는데, 밖에서 쿠렁쿠렁한 목소리가 들린다.
업복이(OS) 개놈이 아저씨, 저 업복이래요.
문이 열리며 업복이 들어온다.
모두들 조금씩 자리를 좁혀 업복이 앉을 자리를 만들어 준다.
개놈이 몸은 좀 어뗘?
업복이 고만고만 해요. (지푸라기 빼서 일 시작하며) 이 짓만 안 해도 종살이 반은 면하는 것인데.
개놈이 반만 면하면 계속 종질 할텐가?
업복이 누가 종질 좋아서 한 대요? 죽지 못하니 하는 거지.
개놈이 그럼 차라리 죽던지.
업복이 맥아리 없이 그냥은 못죽어요. 호랭이 우는 소리 한 번은 내고 죽어야지요.
개놈이 그래서, 또 도망갈라구?
업복이 에이~ 그 얘긴 그만해요.
개놈이 그럼 자네 포수질 하던 얘기나 들어보세. 관동서 코짤맹이 사냥 다녔대며.
업복이 화승총 하나만 있어도 날아가는 참새 대가빠리를 맞추는데 호랭이 정도야 우습지요.
개놈이 자네 방포술이 그렇게 뛰어나던가?
업복이 명색이 관동 포순데 삼보방포야 마누래 속곳 벗기는 것 보다 쉽지요.
끝봉이 삼보 방포가 뭔가?
업복이 (괜히 신난다) 아, 그거? 총을 이렇게 꼬나서, 잘 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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