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사극 연기 연습 ] 추노 1화 대본 1~5페이지
<推奴(추노) : 도망 노비를 쫓다>
1부
추 노
본 대본의 저작권은 KBS 사극 드라마 추노에 있으며 저작권 문제시 본 포스팅은 수정 및 삭제 해야할 의무가 있습니다.
태조 4년(1395년) 노비추쇄도감을 설치하여 태종 14년(1414년)까지 11만 9,602명의 공노비를 확보하였으며, 성종 10년(1479년)까지의 추쇄결과는 35만 2,565명이었다.
84년간 매년 4,197명의 노비를 잡아들였고, 이는 하루 평균 12명에 이르는 숫자다.
국가적인 추쇄와 함께 각급 관서나 개인의 개별적 추노 행위도 빈번하였다.
도망 노비는 많고 추쇄를 담당하는 관원의 숫자는 적으니 지방관의 업무에 지장을 줄 정도로 사노비 추쇄를 청탁하는 사례가 많아 문제가 되었고, 자연스럽게 개별적인 추쇄 행위가 이루어지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하지만 추노에 대한 노비들의 저항이 거세져 개별 추쇄자들이 봉변을 당하는 일도 많았다.
-선조수정실록 (선조 22년. 1589)
벌판 / 낮
황량한 벌판을 터덕터덕 걸어가는 말 세 필. 대길과 수하 최장군, 왕손이가 타고 있다.
대길은 묶은 머리에 삿갓을 쓰고, 최장군과 왕손은 패랭이에 행전 친 모습이 날렵하게 보인다.
말은 북방 호마로 천리를 뛰어도 지치지 않을 듯 탄탄해 보이는 터라, 말 잔등에 올려있는 노구와 살림 일습이 왠지 어색해 보인다.
그들 앞으로 먼지바람에 잠긴 객점이 멀리 흐릿하게 보인다.
국경 근처 객점 / 낮
왈패와 장사치들로 넘쳐나는 객점 내부.
반상과 조청, 문무와 남녀 등이 뒤섞여 힘의 논리만 존재할 것 같은 무법의 공간이다.
객점 한 구석에 업복이를 비롯한 다섯 남자가 청나라 복색(사기꾼)의 한 남자를 둘러싸고 은밀히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일행 중 애꾸눈의 남자는 12~13세 정도의 어린 딸 은실의 손을 꼭 잡고 있다.
업복이 뭐가 그래 많데요? 열댓 냥이면 몽케 간다 그랬잖아요.
사기꾼 에헤~ 압록강이 한강 넘어가듯이 만만한 게 아니래두 그러네.
청나라까지 초군막이 셋에, 사령 장교가 열다섯에, 사공도 밥을 먹어야 노를 저을 것 아닌가. 두당 서른 냥은 내야 그림이 나오지.
업복이 (답답하다) 아낄래고 안 주는 게 아니라니. 쐿소리 나는 건 다 털을 테니 지발 사정 좀 부탁 드려요.
탁자 위에 돈과 은가락지를 내놓는 업복이.
동료들도 앞을 다투어 돈과 패물과 비녀, 심지어 놋그릇과 여분의 짚신까지 내놓는데, 돈 될 만한 것들은 다 털었으나 초라하기 그지없다.
사기꾼이 인상을 구기며 젓가락으로 돈과 물품들을 이리저리 휘적거린다.
사기꾼 이왕 목숨 걸고 도망친 거 한밑천 챙겨 오잖고...
(돈과 패물만 골라 챙기며) 사흘 말미를 줄 테니까 도적질을 하던 화적질을 하던 두당 스무 냥씩 더 맞춰들 와.
업복이 (사기꾼 손잡으며) 나리. 쟈들이 움매냐 빡신지 하마 뒤꽁무니 잡았을 거래요. 사흘이믄 다 잡아 멕혀요.
사기꾼 그거야 자네들 사정이고.
돈과 패물을 넣고 일어서는 사기꾼.
순간, 사기꾼의 멱살을 잡아 끌어당기며 목에 단검을 대는 업복이.
업복이 내 말 똑떼기 들으라니. 사기 치면 대가빠리를 확 쪼사놀거야.
사기꾼 (능글맞게) 도망치는 주제에 피까지 보겠다?
업복이 관동 포수 우습기 보나? 호랭이 사냥할 쩍부터 목은 내놓고 다녔다니.
사기꾼 살 길이 있는데 죽을 생각부터 하면 쓰나. (업복이 말투로) 안그러드래요?
(멱살 잡은 손 풀어내며) 죽은 정승이 산 개보다 못한 법이야. 헛심 쓰지 말고 어디 지나가는 상단 봇짐이라두 털어봐.
(은실이 힐끗 보고) 팔게 남았으면 팔아넘기고.
모두들 은실이를 바라보면, 애꾸가 은실이를 자기 뒤로 숨긴다.
업복이를 지나쳐 가는 사기꾼. 입가에 야릇한 미소가 번지다가 표정이 급변한다.
그의 시점으로 객점으로 들어서는 대길 일행이 보인다.
사방이 일시에 조용해지며 낯선 이방인 대길을 바라본다.
그 눈길을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넘기며 주위를 둘러보는 대길.
대길 (왕손이에게) 펼쳐라. (왕손이 용모화를 펼쳐서 주면) 찢어진 눈에 얇은 눈썹, 각진 턱에 팔자수염, 키는 한척 반하고...
사기꾼의 용모와 똑같다. 사기꾼이 조금씩 뒷걸음질을 한다.
사기꾼 저런 개아들놈이...
대길 (계속 용모화를 받으며) 주먹코에 하관이 빠르고, 일자눈썹에 얼굴이 얽었고, 여식 딸린 애꾸가 하나라...
대길의 용모화와 함께 업복이 일행들 얼굴이 하나씩 지나간다.
객점은 쥐죽은 듯 조용하고, 용모화를 다 읽은 대길은 무심한 눈으로 객점을 훑어본다.
대길 도망 노비 잡으러 왔소이다. 흥은 깨지 않을 테니 상관없는 분들은 술이나 드쇼.
말이 끝나자마자 사기꾼과 업복이 일행이 사방으로 도망가고, 최장군과 왕손이는 탁자를 뛰어넘으며 그들을 향해 뛴다.
사기꾼이 왕손이를 비껴나 출입문을 향해 뛰어온다.
가로막는 대길, 칼을 꺼내는 사기꾼... 대길 머리를 똑바로 향하며 내려오는 칼.
대길이 슬쩍 몸을 뒤틀며 칼을 피하는데, 사기꾼이 칼을 돌리며 역습을 한다.
대길이 낭창거리는 버드나무처럼 휘어지며 칼을 피하는데 워낙 날카로운 공격이라 삿갓이 두동강 나면서 옷깃이 잘린다.
대길이 솟구치기 기술로 사기꾼을 넘더니 칼재비 기술로 걷어찬다.
대길의 택견 기술이 물 흐르듯 유연하면서도 날카롭다.
최장군과 왕손이도 죽기 살기로 덤비는 업복이와 다른 노비들을 제압하고 있다.
애꾸는 객점 구석에서 은실을 꼭 끌어안고 있다.
잡혀가는 노비들을 바라보다 비장한 얼굴로 식칼을 집어 드는 애꾸.
은실이 겁에 질려 운다.
은실 아부지...
애꾸 은실아... 미안하다.
은실 아부지, 그러지 마. 나 죽이지 마.
애꾸 종으로 사는니 사람으로 죽는 게 낫다.
다시 태어나면... 좋은 아비 만나서... 쌀밥도 먹고, 색동옷도 입고... 착한 도령 만나서 시집도 가고...
은실이 겁에 질려 울면서 눈을 꼭 감는다.
칼 쥔 손에 힘을 주는 애꾸. 은실의 등에 칼을 박으려는 순간 애꾸의 손에 뼘창(표창의 일종)이 박힌다. 칼을 떨구고 보면 대길이 빙글빙글 웃으며 서있다.
대길 귀한 목숨 함부로 해하면 쓰나. 죽으면 고기 값도 못 받는데.
애꾸가 대길을 노려보다 비명 같은 절규를 토하며 덤벼든다.
싸움으로 보자면 애꾸는 젖먹이 아이고 대길은 저자의 무뢰배라, 애초에 상대가 되지 않는다. 애꾸를 놀리듯 이리저리 피하다가 한 번에 제압하는 대길.
같은 시간, 쓰러져있는 사기꾼을 결박하려는 왕손이.
사기꾼은 기절한 척 쓰러져 있다가 조심스럽게 단검을 빼들더니 왕손이의 허벅지를 찌르고 도망 나간다.
붉은 피가 삽시간에 배어나온다. 고통을 참으며 소리를 지르는 왕손.
왕손 토끼 튄다~
일시에 왕손 쪽을 바라보는 대길과 최장군.
대길이 최장군에게 애꾸를 묶으라 눈짓 하고 여유 있게 왕손에게 걸어간다.
[인서트]
객점 밖. 사기꾼이 뛰어나와 대길의 말을 훔쳐 타고 달아난다.
괴로워하는 왕손이를 내려다보는 대길.
대길 뜨끔하냐?
부하 따끔허우.
대길 칠칠치 못하기는.
객점 밖, 벌판 교차 / 낮
객점 밖으로 나오는 대길.
까마득히 멀리 먼지구름을 일으키며 달아나는 사기꾼이 보인다.
대길이 입술 사이에 손가락을 물고 휘익~ 길게 휘파람을 분다.
죽어라 말을 타고 달리는 사기꾼. 휘이익~ 휘파람 소리가 들린다.
말이 갑자기 멈추더니 몸을 돌려 대길 쪽으로 내닫기 시작한다.
사기꾼 야, 야, 워 워, 어딜 가는 거야?... 워~~ 말 좀 들어 이 말새끼야!!!
사기꾼이 아무리 말고삐를 당겨도 소용없다.
결국 대길 앞까지 도로 달려온 사기꾼.
미련을 못 버리고 꿈쩍도 하지 않는 말 위에서 말 궁둥이를 차며 난리를 친다.
사기꾼 이랴~ 이랴~ 허이럇!!
최장군은 노비들을 묶어 객점 밖으로 나오고, 말은 앞발을 들어 사기꾼을 떨궈낸다.
사기꾼이 옷을 털고 일어나 계면쩍은 얼굴로 비굴한 웃음을 짓는다.
사기꾼 하하하... (웃음 그치고 고개 숙인다) 찾으셨습니까 나리.
대길 개도 개고기는 안 먹는 법인데, 도망 노비 주제에 도망 노비를 등쳐먹어?
대길의 발길질에 사기꾼이 데굴데굴 굴러가 노비 무리들 틈으로 쓰러진다.
대길 (최장군에게) 확인해 봐!
최장군이 사기꾼의 옷을 찢어 어깨를 확인한다.
사기꾼 왼쪽 어깨에 선명하게 박혀있는 "노(奴)"자 낙인.
업복이의 팔뚝에, 애꾸의 등짝에, 그리고 다른 노비들도 몸 여기저기에 奴자 낙인이 찍혀있다. 은실이를 확인하려는데, 은실이 옷깃을 여미며 애꾸 품으로 파고든다.
은실 아부지...
어찌할까 물어보듯 대길을 바라보는 최장군.
대길이 성큼 나서더니 애꾸를 밀쳐내고 은실이의 옷고름을 잡아 뜯는다.
외마디 비명을 지르는 은실.
저고리를 젖히면 쇄골 부분에 문신 ‘婢(비)’자가 새겨져 있다.
모두들 곧 죽을 사람처럼 울고, 비통해 하는데, 대길이가 다른 용모화를 펼친다.
17~18세 전후의 아름다운 댕기머리 소녀 언년이 얼굴이다.
최장군이 ‘또 시작한다’는 듯 고개를 절래절래 흔드는데,
대길 이 여인을 아는 사람이 있나?
(아무도 눈여겨보지 않자) 만약 거처를 발고한다면 지금 당장 풀어줄 뿐 아니라 안돈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눈여겨 보거라.
노비들이 앞을 다투어 용모화를 보지만 선뜻 대답을 하진 못한다.
그럴싸한 대답을 기다리던 대길, 실망스러운 눈으로 용모화를 말아 넣는데,
사기꾼 저기 거시기... 안성 주막에서 본 것 같기도 하고... (대길 눈치 보며) 아닌 것 같기도 하고... 한 사나흘 풀어주시면 제가 확인해보고 올 수도 있고...
대길 사기 치면 죽는다.
사기꾼 그르니까요.
얼른 말문을 닫고 고개를 숙이는 사기꾼.
그 때, 허벅지를 질끈 묶은 왕손이 뒤늦게 나오면서 환도를 뽑아든다.
절룩거리며 거침없이 사기꾼을 향해 걸어오는 왕손.
왕손 너 일루 와. 미친개가 호랑이 잡는다더니, 나한테 칼침을 놔?
(사기꾼을 바라고 칼을 휘두르려는데)
대길 왕손아!
왕손 언니. 나 여기서 초상 치르고 개 값 물을라우.
대길 쉰 냥 내고 죽여라.
왕손이가 인상을 구기더니, 그래도 칼을 집어넣지는 못하고 다짜고짜 사기꾼을 사정없이 밟기 시작한다.
사기꾼 살려줍쇼, 살려줍쇼 나리.
대길 (말에 오르며) 가자!
앞발을 힘차게 드는 대길의 말.
업복이가 팔에 흐르는 피를 핥으며 대길이를 노려본다.
마을로 향하는 산길 / 저녁
대길이 말을 타고 선두에, 그 뒤로 도망 노비들이 묶여 끌려가고 뒤에 최장군과 왕손이 따른다. 산 너머로 해가 잠긴다.
동대문 저자거리 / 저녁
정돈되지 않은 길가에는 각종 곡물과, 잡물과, 방물들을 파는 상점과 함께 난전도 열려 더없이 소란스럽고 지저분하다.
거리에 가득한 수많은 사람들에게서 저자의 활력이 느껴진다.
저자 한 켠에 창문이 트인 객점이 보인다.
'드라마 대사집' 카테고리의 다른 글
드라마 사극 연기 연습 ] 추노 1화 대본 26~30페이지 (0) | 2017.04.28 |
---|---|
드라마 사극 연기 연습 ] 추노 1화 대본 21~25페이지 (0) | 2017.04.27 |
드라마 사극 연기 연습 ] 추노 1화 대본 16~20페이지 (0) | 2017.04.26 |
드라마 사극 연기 연습 ] 추노 1화 대본 11~15페이지 (0) | 2017.04.25 |
드라마 사극 연기 연습 ] 추노 1화 대본 6~10페이지 (0) | 2017.04.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