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대사집

드라마 사극 연기 연습 ] 추노 3화 대본 26 ~30페이지

우뢋챠 2017. 5. 11.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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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 아래 수풀 /

해시계를 보는 대길.

약속된 눈금에 그림자가 머물자 예도를 빼들고 뛰어나간다.

 

산사 /

세 방향에서 산사 마당으로 동시에 들어오는 대길 일행.

왕손은 마당을, 최장군은 대웅전을, 대길은 선방을 맡는다.

대웅전 안에는 아무도 없고, 선방 문을 여니 명안스님의 뒷모습이 보인다.

 

대길 ~, !

 

명안스님이 돌아보면 대길이 칼을 쥐고 선방 문으로 성큼 들어선다.

 

산사 선방 /

대길의 눈에 침을 맞고 누워있는 검객들이 눈에 들어오는데, 명안이 다짜고짜 목탁으로 대길 머리를 후려친다.

 

대길 ! 아이 씨, 그냥 확!

 

대길이 칼을 들자 스님이 다시 목탁으로 대길 머리를 때린다.

물 흐르듯 유연한 것이 스님의 무공 또한 범상치 않은 듯하다.

대길이 목탁을 피해 선방 밖으로 나간다.

 

산사 /

대길이 아픈 머리를 거칠게 문지르며 선방을 노려본다.

여유 있게 선방 문을 나서는 명안스님.

 

대길 에이 씨, 저 땡중...

명안스님 (합장하며) 그간 무탈하시었습니까.

대길 속세가 무탈한 거 봤어? 아수라장이지.

명안스님 허허허, 욕심이 들끓으니 지옥이 따로 없는 거지요.

대길 어이구, 성불 했네. 말 섞을 틈 없으니까 대답만 간단하게 해.

(송태하 용모화 펼치며) 이 놈, 여기 있지?

명안스님 떠난 지 한참 됐습니다.

대길 거짓말 하면 불당에 불 확 질러버린다.

명안스님 (태연하게) 그리 하시지요.

 

대길이 눈짓을 하면 왕손과 최장군이 절을 수색한다.

명안은 언제나처럼 잔잔한 얼굴이고, 설화가 뒤늦게 말을 끌고 올라온다.

 

혜원 뭐야? 놓친 거야? 못 잡았어?

 

최장군과 왕손이가 대길을 바라보고 고개를 흔든다.

대길이 인상 구기며 스님을 협박한다.

 

대길 어느 쪽으로 갔어?

명안스님 발길 닿는 대로 갔겠지요.

대길 방 안에 있는 것들은 뭐야?

명안스님 길 잃은 새가 가끔 찾아오지요.

대길 (칼 집어넣고) 절 밥 몇 년 먹었다고 제법 중 흉내 내는데, 술 마시고 고기 먹던 시절 잊지 말라고.

 

설화는 대웅전을 기웃거리고, 최장군과 왕손이는 대길 쪽으로 온다.

 

최장군 한참 전에 뜬 거 아닐까?

왕손이 그럼 뒤를 잡기가 에로와질 건데...

설화 (다가와서) 근데, 저 스님 땡초야?

대길 땡초지.

설화 어쩐지. 여자 냄새가 나더라니까.

대길 ?

설화 대웅전에서 지분 냄새가 나던걸? 보살 많은 절에 성불 한 중 없다더니...

 

대길 일행의 눈길이 마주친다.

 

왕손이 냄새가 남아있다면 뜬지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최장군 계집이 동행했다면 멀리는 못 갔을 것이고.

대길 서쪽.

왕손이 절벽인데?

대길 그쪽이 아니었으면 우리랑 마주쳤을 테지.

(스님에게) 이봐, . 저쪽으로 내려가는 길 있지?

 

씩 웃는 대길. 스님은 말이 없다.

 

서쪽 길 /

송태하와 혜원이 뛰고 있다.

산길이 익숙한 송태하와 달리 혜원은 나뭇가지에 걸려 얼굴 여기저기가 긁혀있다.

혜원이 넘어지자 송태하가 일으켜주지 못하고 그냥 바라만 본다.

혜원의 걸음이 자꾸 늦어지자 송태하가 칼집을 내민다.

칼집을 잡고 송태하를 따라 뛰는 혜원.

걸음이 한층 빨라진다.

 

산사 /

대길 일행이 말에 오른다.

모두 서쪽 벼랑길로 가는데 대길이 말머리를 돌려 다시 명안에게 온다.

혜원이 용모화 펼치며,

 

대길 이 여자, 본 적 있어?

명안스님 아직도 찾고 있습니까?

대길 대답이나 해. 본 적 있어, 없어?

명안스님 앞날에 살이 잔뜩 끼었습니다. 며칠 머물면서 살풀이 기도나 올리고 가시지요.

대길 어이, . 다음에 이런 일로 다시 만나면 피 볼 줄 알아.

그나마 부처언니 모시니까 봐주는 거야.

 

나루터로 가는 산길 교차 / 저녁

급히 달려가는 송태하와 혜원이, 거침없이 나가는 대길 일행 모습이 교차된다.

혜원이가 자꾸 넘어지자 송태하가 혜원의 손을 잡는다.

손을 빼는 혜원, 하지만 송태하가 다시 손을 잡고 달린다.

 

대길과 함께 말에 탄 설화는 허리를 바짝 끌어안고 있다.

 

나루터 / 저녁

거친 말발굽에 자갈이 사방으로 튄다.

강변을 따라 말을 달리는 대길 일행.

나루터에 다다르자 말을 멈추는데, 멀리 나룻배가 강 중간을 넘어가고 있다.

대길이 짐에서 애길 활을 꺼내 조립을 한다.

 

나룻배 / 저녁

산머리로 노을이 불고, 강물 역시 붉은 물감을 풀어놓은 듯하다.

사공의 노질에 붉은 물결이 잘게 부서진다.

송태하는 서있고 혜원은 앉아있는데, 송태하 시선에 나루터에 모여 있는 대길 일행이 보인다.

 

송태하 엎드리세요.

혜원 ?

송태하 위험하니 엎드리세요.

 

혜원이 뒤를 돌아보려는 찰나, 송태하가 혜원에게 몸을 던져 뱃전으로 구른다.

몸을 피하자마자 나룻배 바닥에 화살 한 대가 박힌다.

사공도 놀라 얼른 가장자리로 머리를 박고 피한다.

 

사공 아이구 이게 뭐야 이게...

 

혜원을 숨겨둔 태하가 검객1에게서 뺏은 환도를 빼들고 배 끝으로 간다.

 

나루터, 나룻배 교차 / 저녁

대길이 팽팽하게 당긴 시위를 놓는다.

긴 포물선을 그리며 태하를 향해 날아가는 화살.

 

태하가 칼을 휘둘러 날아오는 화살을 쳐낸다.

화살 중동이 잘리며 튕겨나가 강으로 떨어진다.

 

다시 화살을 먹이는 대길.

하지만 모두 태하의 칼에 막히고 만다.

날은 점점 어두워지고, 강이 노을은 더욱 붉어진다.

 

대길이 활을 내리고 태하를 바라본다.

태하 역시 칼을 비도 자세로 내려놓고 대길을 바라본다.

붉은 강을 사이에 두고 대길과 태하가 서로를 노려보고 있다.

 

혜원은 태하를 바라보고, 설화는 대길을 바라보고 있다.

음영이 짙게 드리운 얼굴에 사내다운 기상이 흐른다.

 

그리고 혜원...

서로 못 만나 그리워하던 대길과 혜원은 겨우 두어 자 높이의 뱃전에 가리워 얼굴을 보지 못한다.

 

배는 물살을 따라 멀리 흘러간다.

 

나루터 / 저녁

대길이 활을 푼다.

 

최장군 살려서 잡아가야지 어찌 활을 쏘나.

대길 이 정도에 죽을 놈은 아니잖아. 알면서.

왕손이 어쩌우? 저 배가 돌아오길 기다려야 하나?

대길 배가 돌아올리 없지.

 

나룻배 / 저녁

태하가 칼을 집어넣고, 사공이 고개를 빼꼼 내밀고 나루를 바라본다.

 

사공 다 물러갔습니까요 나리?

송태하 이보게 사공. 헤엄을 칠 줄 아는가?

사공 (엉거주춤 일어나며) 물론입죠. 물 따라 반평생을 살았는뎁쇼.

송태하 그럼 좀 내려줘야겠네.

사공 여기서요?

송태하 미안하게 됐네. 배가 저리로 돌아갈 수는 없잖은가

 

사공이 강물과 태하를 번갈아 바라보며 머뭇거린다.

태하가 칼을 반 쯤 뽑자 사공이 강물에 몸을 던진다.

 

사공 에라이 똥물에 튀겨죽일 놈아.

가다가 호랑이한테 확 물려 뒈져버려라~

 

사공이 악담을 퍼붓고 능숙하게 수영을 시작한다.

태하가 노를 잡는다.

 

혜원 노를 저을 줄 아세요?

송태하 한 번 해봐야지요.

혜원 도와드릴게요.

(혜원이 와서 함께 노를 잡는다. 송태하가 의아한 눈으로 바라보자)

오라비를 따라 수 삼년 물길을 다녔던지라 어깨너머로 조금 익혔습니다.

 

둘이 나란히 노를 잡고, 뱃머리가 방향을 잡아 강을 가로지른다.

멀리 나루터는 어둠에 잠겨 희미한 윤곽만 보일 뿐이다.

 

나루터 /

멀어져가는 나룻배가 그나마 시야에서 사라진다.

 

대길 강 건너가 어디로 통하지?

최장군 어디로 가던 깔딱 고개나 소머리재 둘 중 하나는 넘어야 될 거야.

대길 계집이 딸려있으니 깔딱 고개는 넘기 힘들겠지.

(말에 오른다) 강 아래로 내려가서 야거리 배 얻어 타고 소머리재로 질러가자고.

설화 강 아래쪽에는 배 없는데?

대길 니가 뭘 안다고 그래?

설화 왜 이래? 내가 이래뵈도 연회로 팔도를 주름잡던 년이야.

저쪽엔 야거리는 고사하고 주낙배도 안 지나다녀.

왕손이 내가 알기에도 시오리 근동에 배 있다는 소리는 못 들었수.

대길 왕손이 너는 저자에서 술 마실 때 뭔 소리 듣니?

마포랑 서강나루에서 쫒겨난 밀상꾼들이 밤마다 모이는 데가 저쪽이야.

잔말 말고 따라 와. (앞으로 나가는데)

설화 오라버니. 나는.

 

대길이 다시 돌아와 설화를 태우고 출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