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대사집

드라마 사극 연기 연습 ] 추노 3화 대본 16 ~20페이지

우뢋챠 2017. 5. 9. 16:25

본 대본의 저작권은 KBS 사극 드라마 추노에 있으며 저작권 문제시 본 포스팅은 수정 및 삭제 해야할 의무가 있습니다.


좌의정 집무실 /

이경석과 박종수가 앉아 차를 마신다.

박종수가 근심스러운 얼굴로 묻는다.

 

박종수 관원들에게 일러 사사로이 물소 뿔을 밀거래하는 상인들을 발본색원하라 하겠습니다.

이경석 그럴 필요 없으시네.

박종수 청 황제의 하명이 있다 하지 않았습니까.

이대로 둔다면 조정에서 주관하는 물소 뿔 교역마저 대폭 줄어들 것입니다.

이경석 줄어드는 게 아니라 아예 중단 될 것이야.

박종수 물소 뿔은 각궁을 만드는데 없어서는 안 될 필수 품목입니다.

이경석 청에서는 그게 두려운 게지.

박종수 교역을 중단할 때까지 그냥 손놓고 앉아 보시겠다는 겁니까?

이경석 이미 대비하고 있음이야.

세자저하께서 보위에 오르시면 강력한 북벌정책을 천명할 것이네.

그 때 나라에서 제일 먼저 사들이 것이 무엇이겠나.

바로 물소 뿔이야.

그 때가 되면, 물소 뿔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힘을 가지는 게야.

박종수 (뭔가 알아챘다는 듯) 그럼 혹시 대감께서...

이경석 아직 몰랐나. 내가 물소 뿔 밀무역을 주관했네.

박종수 대감, 어찌 그런 위험한 일을...

이경석· 그것이 나 좋자고 한 일인가. 다 그대를 위한 일고 또한 우리를 위한 일이지.

내가 힘을 기르고 그대가 내 모든 것을 물려받아야 이 늙은이가 노년에 나라걱정을 덜을 것이 아닌가.

이제 그대가 나랏일을 물려 받으셔야지.

박종수 아닙니다 대감. 어찌 모자란 제가 감히 대감의 자리를 탐하겠습니까.

이경석 때가 되면 내가 다 물려줄 것이니 그리 아시게.

그러니 내일부터는 연이 닿는 모든 상인들을 동원해 물소 뿔 확보에 박차를 가하도록 하시고.

박종수 육전과 송상, 평양 상인과 군소 상단까지 다 통기하도록 하겠습니다.

이경석 그리고, 사신관에 아이들을 보내 낮밤을 세워 감시하시게.

그 놈이 겉으로는 교역을 문제삼지만 속으로는 다른 생각을 품고 있으니.

박종수 다른 생각이라 하심은...

이경석 폐세자 소현의 아들일세. 원손을 확보해 세자의 권력을 흔들려 하겠지.

아마 조만간 제주도로 은밀히 사람을 보낼테니.

 

싸늘한 웃음을 짓는 이경석.

 

숲 속 /

용이 일행이 말을 세우고 변복을 한다.

조선의 의금부 군사 복장을 입고 벗어놓은 청복을 땅에 묻는 용이 일행.

 

객점 : 대길의 숙소 /

대길 일행이 모여 있다. 대길에게 문서를 주는 왕손이.

 

왕손이 저 아래 수철점에서 총포 주문해 간 놈들이우.

화적, 수적은 물론이고 별감에 포수까지 한둘이 아니니 추달하면 곧 뒤를 캘 수 있을 것 같수.

대길 (건성 훑어보고 품에 넣으며) 가자.

왕손이 어딜?

대길 송태하 잡으러.

왕손이 이놈들 먼저 안 잡고? 뒤통수에 불 달고 산천 유람 하자는 거요?

최장군 그리 밀어붙일 셈인가?

왕손이 정 가려면 그간 모은 돈 나누고 갑시다. 어느 골에서 총 맞을지 모르니.

대길 왜들 그래? 이게 얼마짜린 줄 알아? 자그마치...

 

다섯 손가락을 쫙 펼치는 대길. 최장군 이하 모두 놀란다.

 

왕손이 ... ... 오백 냥?

대길 그냥 오백 냥이 아니라 두당 오백 냥!

우리가 셋이니까 모두 합해 천 오백 냥이다.

설화 그럼 나는?

 

설화가 발끈하지만 모두 그런 건 눈 밖이다.

 

왕손이 우리도 드디어 천만금을 희롱하는 추노꾼이 된 거유?

대길 그동안 고생 많았어. 이번 건만 끝내면 우리도 집이랑 땅 사서

왕손이 (대길 끌어안으며) 언니~ 사랑허우~

설화 나는? 나는? 나 때문에 살았잖아. 나는? 나는?

 

왕손이가 대길을 끌어안고 발버둥치고, 설화는 둘을 잡아 흔들며 떼쓴다.

하지만 최장군 표정은 무겁다.

 

여각 앞마당 /

주모가 코를 훌쩍거리며 닭을 잡고 있다.

허연 알몸이 드러난 닭에 남아있는 잔털 몇 개를 뽑고 최장군 말에 달아준다.

 

여각 : 대길의 숙소 /

대길과 왕손이는 입이 귀에 걸려있고, 최장군은 걱정이고 설화는 삐졌다.

 

최장군 한 번 추노로는 너무 과한 몸값인데.

왕손이 적은 게 문제지 많은 게 뭐가 걱정이야?

최장군 큰 돈에는 항상 우환이 따르는 법이니까.

설화 저 오라버니 왜 그래? 쫌스럽게. 싫으면 말아. 내가 가질게.

최장군 (상관 않고 대길에게) 혹시 벼슬아치를 만나고 오지 않았나?

대길 아니, 안 만났는데?

설화 아니긴 뭐가 아냐? 아까 군복짜리 따라갔다 왔잖아.

대길 (눈 흘기고는) 벼슬을 하기는 하는 사람 같던데.

최장군 선뜻 천 오백냥을 내주겠다 하던가?

대길 ?... !

최장군 혹시 흥정을 해서 값을 올리거나 하지는 않았겠지?

대길 미쳤어? 높으신 양반이랑 흥정하다가 목 날아가려고?

그냥 노비 잡으러 가는 거야. 다른 건 아무 것도 없어.

왕손이 (서두른다) , . 늦기 전에 뜹시다. 천 오백 냥이우, 천 오백 냥.

최장군 무슨 약조를 했건 간에 벼슬 하는 것들은 믿지 말게.

설화 오라버니 왜 그래? 벼슬 하는 사람이랑 무슨 웬수 진 일 있어?

(눈치 보다가) 과거시험 떨어졌구나? 그치? 맞지?

왕손이 고년 눈치 한 번 빠꼼이네.

설화 몇 번 떨어졌는데? 두 번, 세 번?

대길 !

 

얼른 설화 입을 막는 대길. 왕손도 눈치를 보는데 최장군이 자조적으로 픽 웃는다.

 

최장군 무과 시험에 7번 떨어졌지.

설화 우와~ 일곱 번? 그럼 21년 동안 시험만 본 거야? 패가망신 했겠네?

최장군 그렇지. 집안 다 거덜 나고 애들은 굶어죽고 마누라는 도망갔으니까.

나도 자진하려 했다가 억지로 사는 거니 다시는 과거 얘기 하지 말아라.

옛 생각에 괴로워 널 죽일 수도 있으니까. 알았지?

얼굴에는 자상한 미소를 짓고 있지만 말투는 섬뜩하다.

설화가 혀를 쏙 빼물고 고개를 돌리고, 방 안에는 어색한 적막이 감돈다.

최장군이 뒤에서 갑옷 몇 벌을 내민다.

검은색 플라스틱 같은 것들이 투덕거리며 방에 떨어진다.

 

대길 이게 뭐야?

최장군 갑옷이야. 한지에 풀을 먹여 덧발라 그늘에서 말린 거지.

단단하기는 무쇠와 같고 가볍기는 비단과 같네.

대길 ...입어야 돼?

최장군 나이 먹은 사람의 기우라 생각하고 그냥 입어.

왕손이 입지 뭐. 고맙수 언니.

 

왕손이가 먼저 집어 든다.

설화가 개수를 세더니 다시 샐쭉거린다.

 

설화 나는? 내거는? 없어?

대길 최장군. 내 실력 못 믿어?

최장군 왈짜들 칼 장난이 아니라 전쟁터에서 칼 휘두르던 놈이야.

대길 (빙긋 웃고는) 저자거리도 전쟁터야.

 

대길도 갑옷을 집어 든다.

 

산사 /

송태하가 혜원과 명안에게 작별 인사를 한다.

 

송태하 큰 신세를 입었습니다. 훗날을 기약해 꼭 갚도록 하겠습니다.

명안스님 나무 관세음보살...

혜원 상처가 깊으니 조심하시어요.

태하의 시선이 혜원에게 잠깐 머문다.

그냥 돌아서려 하지만 혜원에게 이름 하나라도 남기고 싶다.

하지만 외간여자와 함부로 통명을 할 수 없어 하릴없이 다시 명안을 본다.

 

송태하 스님 함자라도 알고 싶습니다만.

명안스님 소승 명안이라 합니다.

송태하 한양 살던 송태하라고 합니다.

명안스님 태하라... 상을 보니 나중에 큰 물이 되어 큰 배를 띄우실 겝니다.

송태하 과찬이십니다.

명안스님 유념하시지요. 배가 크면 뺏으려는 사람들도 많아진답니다.

 

의미심장한 말이다.

송태하가 잠깐 생각하더니 다시 합장배례를 한다.

 

산사 아래 산길 /

송태하가 가뿐한 걸음으로 걸어가다가 다시 산사 쪽을 바라본다.

아무도 보는 사람 없이 암자 끝자락만 보일 뿐이다.

다시 걸음을 재촉하는 송태하.

 

어느 고을 /

아담한 거리를 걸어가는 송태하.

어느 집 마당에서 빨랫줄에 걸린 옷을 훔치더니 군복을 벗고 평복으로 갈아입는다.

 

거리를 걸어가는데 맞은편에 포졸들이 보이자 슬그머니 골목으로 접어든다.

동태를 주시하는데 뒤에서 쿠렁쿠렁한 남자들 목소리가 들린다.

 

백호(OS) 말 좀 물읍시다.

 

송태하 놀라 돌아보면 이사과의 가신 백호와 검객1이다.

송태하 면전에 불쑥 용모화를 들이미는 백호.

 

백호 혹시 이 여인을 본 적이 있수?

 

용모화를 유심히 보는 송태하.

혜원이 얼굴임을 알고 잠시 놀란다.

 

송태하 글쎄요... 처음 보는 얼굴인데.

백호 알겠소.

검객1 그냥 산사로 가시죠.

백호 가는 길이니 훑어보고 가야지.

 

용모화를 들고 지나는 다른 사람에게도 물어보는 검객들.

태하는 그냥 가려 하다가 문든 걸음을 멈춘다.

 

[인서트] 2#1. 한강변 갈대숲. 태하와 대치하는 대길.

 

대길 죽이기 전에 한 가지만 물어보겠다.

(혜원 용모화 펼치며) 이 여인을 아는가?

 

용모화 속 혜원 얼굴과 실제 혜원 얼굴이 겹친다.

송태하가 다시 검객들을 바라본다.

거친 말발굽 소리가 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