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사극 연기 연습 ] 추노 3화 대본 6 ~10페이지
본 대본의 저작권은 KBS 사극 드라마 추노에 있으며 저작권 문제시 본 포스팅은 수정 및 삭제 해야할 의무가 있습니다.
선방 / 밤
(2부 연결)
악몽을 꾸듯 괴로워하는 송태하.
혜원이 송태하 머리의 무명수건을 들춰보려 하는데, 갑자기 송태하가 눈을 뜨더니, 혜원의 목을 잡아 바닥에 짓누른다.
태하의 손아귀에 목이 잡힌 혜원은 소리도 내지 못하고 얼굴이 파리하게 죽어간다.
아직도 정신이 없는 송태하.
태하의 손을 풀려 애쓰는 혜원이 점점 힘이 빠지는데,
[인서트] 겁탈당하는 혜원
송태하가 정신을 차리고 손을 놓아준다. 밭은기침을 하며 일어서는 혜원.
송태하 실례했습니다... 부지불식간에...
혜원 (내외하며 옆으로 돌아앉아) 놀랐습니다. 손이 매우시군요.
송태하 죄송합니다... 헌데 여긴 어딥니까.
혜원 저희 집안이 불사를 돕던 암자입니다. 부상이 심한 듯 하여 우선 모셨습니다.
송태하 내가 얼마나 누워있었습니까.
혜원 우선 옷을...
송태하가 그때서야 상체를 벗고 약초를 붙인 모습을 본다.
급히 옷을 꿰는데 명안 스님이 들어온다.
송태하가 경계의 자세를 취하다 고통에 상을 찡그린다.
명안스님 깨어나셨군요. 다행입니다.
송태하, 잠시 고민하다 경계 푸는데, 명안은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앉는다.
명안스님 앉으시지요... (송태하 앉으면 탕약 내민다) 드시지요.
송태하 호의는 감사하지만 괜찮습니다.
명안스님 살을 맞으신 것 같은데 쇳독이 더 퍼지면 위험합니다.
탕약과 혜원과 명안을 번갈아 바라보는 송태하.
송태하 스님, 암자의 규모와 머무는 식구들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만...
명안스님 행자라야 소승 하나 뿐이고, 내방인이야 여기 두 분이 고작입니다.
송태하 알겠습니다. 오늘의 후의는 뒷날 꼭 갚도록 하겠습니다.
(혜원에게) 고맙습니다. 구명해준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
송태하가 일어서려다 현기증을 느끼고 비틀거린다.
명안스님 하루 묵으시지요. 지금 몸으로 원행은 무립니다.
혜원 그리 하시지요. 저도 받은 은혜가 있으니 하루라도 편히 쉬신다면 마음의 부담이 조금은 덜어질 것입니다.
송태하를 똑바로 바라보는 혜원. 아름다운 얼굴이다.
산사 마당 / 밤
선방을 나서는 혜원과 명안. 대웅전으로 걸어간다.
혜원 감사합니다 스님.
명안스님 불도행이니 괘념치 마시지요. 그나저나, 선방이 하나뿐이니 잠자리가...
혜원 걱정 마세요. 저는 부처님께 절 올리려고 온걸요.
명안스님 허허, 밤새 절을 하시겠다는 말씀인가요.
혜원 밤 새 하는 게 무슨 큰일이겠습니까. 앞으로 평생 하게 될텐데요.
쓸쓸하게 웃는 혜원. 명안도 무슨 뜻인지 아는 거처럼 조용히 끄덕인다.
혜원 그 분 넋겆이 해드리고... 비구니가 되렵니다.
그리 한다 해도 그 죄업을 다 씻지는 못하겠지만요.
명안스님 나무 관세음보살...
조용히 염주만 헤아리는 명안.
선방 / 밤
송태하가 벽에 기대앉아있다.
바닥에 널린 피 묻은 솜뭉치 등을 바라본다.
그리고 마시지 않은 채 남아있는 탕약... 송태하가 탕약을 마신다.
여각 : 대길의 숙소 앞 / 밤
숙소 앞 봉당에 대길이 누워있고 최장군은 앉아있다.
최장군 이상하지 않아? 포한이 있다 해도 이런 식으로 나오는 건 저자의 방식이 아닌데.
대길 세상이 변했으니 칼 들던 놈들이 총 들지 말란 법 없잖아.
최장군 우리를 계속 주시했다는 말이야.
대길 우리가 아니라 나야.
최장군 니 문제는 우리 문제니까.
대길 하고 싶은 말이 뭔데?
최장군 송태하. 그 놈 일을 맡자마자 이런 일이 생겼어.
대길 또 정치적인 음몬지 뭔지 그 얘기야?
최장군 섣불리 뛰어들지 말고 우선 방포한 놈부터 찾아 후환을 없애는 것이 먼저 아닌가
뭔가를 생각하는 대길.
[인서트] 한강 갈대숲.
칼을 들고 대치하는 태하와 대길. 태하의 눈에 범접할 수 없는 힘이 느껴진다.
대길 아니... 그 놈부터 잡아야 겠어.
선방 / 아침
창호 밖이 어슴프레 밝아졌다.
송태하가 눈을 뜬다.
어깨를 움직여 보는데, 아직 통증이 있지만 많이 좋아졌다.
산사 마당 / 아침
봉우리를 잇닿아 달려가는 산맥들이 아침 안개에 잠겨있다.
그러다 문든 뒤를 돌아보면, 열린 대웅전 문으로 소복을 한 여인이 보인다.
혜원이다.
대웅전 / 아침
소복 차림의 혜원이가 절을 하고 있다.
얼굴은 눈물과 땀으로 흥건한데, 절을 멈추지 않는다.
혜원 얼굴이 곱다.
소복이라 더욱 슬퍼 보인다.
혜원을 바라보는 송태하.
태하의 가슴을 울리듯 굵은 종소리가 퍼진다.
명안이 종을 치고 있다.
머나먼 산맥 위로 끝없이 퍼져나가는 종소리...
이사과의 집 / 아침
멋진 장식대 위에 장검, 중검, 단검이 차례로 올려져 있고, 벽에 각궁이 걸려있어 힘 있는 무인의 기운이 느껴진다.
이사과 앞에 날카롭게 보이는 검객 석민과 백호가 무릎을 꿇고 앉아있다.
이사과 어찌 되었던가.
석민 근동 삼십 리를 이 잡듯 뒤졌으나 행적이 묘연합니다.
혹 짐작 가는 곳이 없으십니까.
이사과 ...불사를 돕던 암자가 있네. 그리고 옛날에 죽은 이대길이라고... 장안에서 물어보면 그 사람 묘라도 찾을 수 있을게야. 그 두 곳이 아니라면...
백호 암자는 제가 가겠습니다.
석민 그럼 장안은 제가 가지요. 그 두 곳에 없다면 팔도를 다 뒤지도록 하겠습니다.
이사과 하나밖에 없는 누이다.
털끝도 다쳐서는 아니되며, 은밀히, 하지만 신속하게 움직이도록.
찾아만 온다면 일천 냥과 함께 문전옥답 십 결을 내릴 것이다.
석민 상급은 사양하겠습니다. 나리께서 거두어 주셔서 사람구실 하고 사는데 다른 무엇에 더 욕심을 내겠습니까.
상심이 크실 터, 이만 일어나겠습니다.
고개를 숙이고 일어서는 석민과 백호.
문을 열면 좁은 마당이 가득 차도록 검객들이 열을 지어 서있다.
군례를 올리는 검객들, 오랫동안 집안에서 길러온 무사인 듯 절도 있는 모양새다.
저자거리 / 낮
최장군과 왕손이가 걸어간다. 문방구 앞을 지나는데,
방화백 어이, 간밤에 대길이 불 맞았대며? 어떻게 된겨? 응? 죽은겨?
둘은 방화백에게 아무 대답도 않는다.
얼마간 걸어가다가 최장군이 걸음을 멈춘다.
최장군 혼자 가라. 난 따로 들릴 곳이 있으니.
왕손이 어디 계집이라도 숨겨 뒀수?
최장군 실없는 소리 하지 말고 잘 처리 해.
왕손이 에이, 내가 애유? 걱정 잡아매쇼.
최장군 성질대로 난장판 만들지 말고 머리를 쓰란 말야.
왕손이 알았다니까.
최장군 돌아서고 왕손이는 입을 삐죽인다.
대장간 / 낮
대장장이들이 열심히 쇠를 치고 있다.
무턱대고 안으로 들어온 왕손이.
대장장이들이 일손을 멈추고 바라보는데, 왕손이가 호미며 낫 등을 들었다가 여기저기로 슬슬 던진다. 완전 깡패다.
왕손이 에이 씨. 이딴 걸로 사람 잡겠어? 응?
대장장이 왜... 왜 그래?
왕손이 (불에 달궈진 쇠 던지고) 앗 뜨거라!! 에라이 씨!!
갑자기 화를 내며 닥치는 대로 집어던지는 왕손이.
대장장이들이 말리려 하다가 괜히 얻어맞고 쓰러진다. 섣불리 달려들지도 못하고,
대장장이 말을 하란 말야, 말을. 왜 그러는데?
왕손이 아이고~ 불쌍한 우리 언니~ 장가도 못가고 죽게 생겼네~
쇠몽둥이를 집어 들고 닥치는 대로 대장간을 때려부수는 왕손.
대장장이가 급하게 화해를 신청한다.
대장장이 알았어, 알았어. 다 말해줄게. 전부 다.
왕손이 (행패 그치고) 뭘?
대장장이 다 얘기 한다니까?
왕손이 뭔 얘기를 하고 싶은데?
대장장이 ...뭔 얘기를 듣고 싶은데?
왕손이 아이 씨, 또 머리 쓰게 만드네. (다시 쇠몽둥이 잡으면)
대장장이 (왕손이 잡으며) 아~ 기억난다 기억 나!
왕손이는 씩 웃고, 대장장이는 은근히 목소리를 낮추며 눙친다.
대장장이 아이, 우리 사이에 왜 그래? 그런 게 있으면 조용히 물어보면 되지.
왕손이 어떤 거?
대장장이 그거... (총 쏘는 흉내) 탕!
왕손이 오호, 그거? 근데?
대장장이 달포 전에 저~어기 수원 사람이 하나 뽑아달라고 해서 딱 하나 만들어 줬는데.
왕손이 수원 누구?
대장장이 별감 지냈던 홍 뭐시기라고...
왕손이 그게 다야?
대장장이 그게 다지.
왕손이 포청에 확 꼬지를까?
대장장이 아, 맞다. 늙으니까 자꾸 깜빡깜빡 하네.
석 달 전에 광주 왈짜패들한테도 두어 자루 매끈하게 뽑아준 것도 있구나.
왕손이 우리 언니 총 맞아서 다 뒈져가는 거 알지?
대장장이 아, 그랬나?
왕손이 누굴 것 같애?
대장장이 우린 아니네.
왕손이 그래? 그럼 총포 주문한 놈들 쫙 읊어바바.
대장장이 (애원한다) 여봐, 왕손이. 이 장사가 신용 장산데, 함부로 입 놀리다간 자네나 나나 쥐도 새도 모르게 죽는 게여. 같은 저자 사람끼리 이러지 말자고.
왕손이 쩝... 하긴, 그럴 수도 있겠네. 내가 다 이해하지.
대장장이 고맙네.
왕손이 고맙긴 뭘. 어떤 놈들이야? 읊어바바.
막무가내로 명단을 요구하는 왕손이.
대장장이가 울상을 짓는다.